
전 부치느라 며칠씩 고생하고, 홍동백서니 조율이시니 하는 배치 규칙까지 신경 쓰다 보면 차례 준비가 명절 스트레스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요.
사실 유교 전통을 지켜온 성균관조차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지 몇 년이 지났습니다.
오늘은 성균관이 제시한 차례상 표준안을 기준으로, 실제로 얼마나 간소하게 차려도 되는지 정리했습니다.
목차
- 핵심 결론: 9가지면 충분하다
- 기본 6가지와 추가 가능한 3가지
- 전은 안 부쳐도 된다
- 홍동백서·조율이시는 사실 근거가 없다
- 술도, 과일 개수도 융통성 있게
- 왜 성균관이 이런 방안을 내놨을까
- 자주 묻는 질문
1. 핵심 결론: 9가지면 충분하다

📌 핵심 요약
- 성균관 의례정립위원회의 '차례상 표준안'(2022년 발표, 현재까지 권장) 기준으로 음식은 최대 9가지면 충분
- 근거는 유교 경전 《예기(禮記)》의 "대례필간(大禮必簡)" — 큰 예법일수록 간략해야 한다는 원칙
-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음식의 가짓수에 있지 않다"는 것이 성균관 측의 공식 설명
성균관유도회총본부회장이자 의례정립위원회 위원장인 최영갑 위원장은 발표 당시 "차례는 조상을 사모하는 후손들의 정성이 담긴 의식인데, 이로 인해 고통받거나 가족 사이의 불화가 초래된다면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2. 기본 6가지와 추가 가능한 3가지

표준안에서 제시하는 구체적인 음식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본 6가지: 송편(절식), 나물(숙채), 구이(적·炙), 김치(침채), 과일, 술
- 추가로 올릴 수 있는 3가지: 육류, 생선, 떡
즉 기본 6가지만으로도 차례상을 차릴 수 있고, 형편이나 정성에 따라 육류·생선·떡을 더해 최대 9가지까지 구성하면 된다는 것이 표준안의 골자입니다.
이렇게 상을 차리는 것도 결국 가족들이 서로 합의해서 결정하면 된다고 성균관은 설명합니다.
3. 전은 안 부쳐도 된다

명절 준비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동이 들어가는 항목 중 하나가 바로 '전'입니다.
그런데 성균관은 이 전을 부치지 않아도 된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 조선 시대 예학자 김장생의 저서 《사계전서》 제41권 '의례문해'에는 "기름진 음식은 예가 아니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 이 기록을 근거로,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성균관의 공식 입장입니다.
- 전 대신 담백한 구이(적)를 올리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4. 홍동백서·조율이시는 사실 근거가 없다

차례상 차림에서 가장 헷갈리고 스트레스받는 부분이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 '조율이시(대추·밤·배·감 순서로 놓기)' 같은 배치 규칙일 텐데요. 놀랍게도 이런 표현들은 실제 예법 문헌에는 등장하지 않는 말이라고 합니다.
- 성균관에 따르면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는 정식 예법 문헌에 근거가 없는 표현으로, 과일을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놓아도 무방합니다.
- 과일 개수도 꼭 6가지를 갖출 필요가 없습니다. 《사계전서》에는 "6가지 과일을 갖추기 어려우면 줄여서 쓸 수 있다"는 기록이 있어, 형편에 맞게 4~6가지 정도로 조정해도 됩니다.
- 제수(음식)를 상 위 어디에 놓을지도 정해진 규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끼리 편한 대로 정하면 된다는 것이 성균관의 설명입니다.
5. 술도, 과일 개수도 융통성 있게

- 술:
- 모든 음식의 정수라는 의미에서 술을 올리는 것을 권장하지만, 반드시 술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한다면 술 대신 찻물이나 정화수를 올려도 무방하다고 성균관은 설명합니다.
- 고인이 즐기던 음식:
- 《사계전서》에는 "살아 계실 때 먹지 않았던 물품으로는 제사 지내지 않는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고인이 생전에 즐겨 드셨던 음식을 차례상에 올리는 것은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꼭 전통적인 음식이 아니더라도, 고인이 좋아하셨던 음식으로 대체하는 것도 괜찮다는 의미입니다.
6. 왜 성균관이 이런 방안을 내놨을까

이 표준안은 성균관이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실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 마련됐습니다.
- 성균관은 발표에 앞서 20세 이상 일반 국민 1,000명과 유림 관계자 700명을 대상으로 각각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 그 결과 일반 국민의 40.7%, 유림 관계자의 41.8%가 차례를 지낼 때 가장 개선돼야 할 점으로 '간소화'를 꼽았습니다.
- 적당한 음식 가짓수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9.8%가 5~10개, 24.7%가 11~15개를 선택했습니다.
- 배경에는 차례 준비 부담으로 생겨난 '명절증후군'이라는 용어와, 이로 인한 성차별·세대갈등 논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성균관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고, 경제적 부담과 가족 간 갈등 없이 차례 문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7. 자주 묻는 질문
Q. 9가지보다 적게 차려도 예법에 어긋나지 않나요?
A. 아닙니다. 표준안의 기본 구성은 6가지(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이며, 이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9가지는 형편에 따라 육류·생선·떡을 추가할 수 있는 최대치일 뿐입니다.
Q. 전을 안 올리면 정성이 부족해 보이지 않을까요?
A. 성균관은 오히려 기름진 음식이 전통 예법상 적절하지 않다는 문헌 근거를 들어, 전을 부치지 않아도 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Q. 과일을 홍동백서 순서로 안 놓으면 잘못된 건가요?
A. 아닙니다. 홍동백서나 조율이시 같은 표현은 실제 예법 문헌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과일은 자유롭게 배치해도 무방합니다.
Q. 술 대신 다른 걸 올려도 되나요?
A. 네,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한다면 술 대신 찻물이나 정화수를 올려도 괜찮다는 것이 성균관의 설명입니다.
Q. 고인이 좋아하셨던 특별한 음식을 올려도 되나요?
A. 네, 문헌 기록에 따르면 생전에 드시지 않았던 음식으로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는 만큼, 반대로 고인이 즐겨 드셨던 음식을 올리는 것은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석됩니다.
Q. 이 표준안은 누구나 꼭 따라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성균관이 제시한 권장 기준일 뿐이며, 최종적으로 어떻게 차릴지는 각 가정과 집안이 합의해 정하면 됩니다.
성균관이 제시한 차례상 표준안의 핵심은 결국 '음식의 가짓수나 격식보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전을 안 부쳐도, 과일을 자유롭게 놓아도, 심지어 6가지 음식만으로 차려도 예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이번 명절만큼은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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