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에 실제 가입한 기간은 불과 1개월인데, 이후 119개월분의 보험료를 추납해 매달 노령연금을 받는 중국인 사례가 알려지면서 국민연금 추납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외국인 국민연금 추납 신청 가운데 중국 국적자가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2026년 상반기 외국인 국민연금 추납 신청은 총 994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 국적 재외동포가 792건, 그 외 중국인이 64건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수치를 합하면 중국 국적 관련 신청은 856건으로 전체의 약 86.1%에 해당합니다.
외국인 추납 신청 10건 가운데 8건 이상이 중국 국적자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국내에서 1개월만 국민연금에 가입하고도 이후 매달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일까요?
핵심은 국민연금의 추후납부, 이른바 '추납' 제도에 있습니다.
국민연금 추납이란?

국민연금 추납은 과거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일정 기간에 대해 나중에 보험료를 납부하고 국민연금 가입기간으로 인정받는 제도입니다.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한 납부예외 기간 등이 대표적입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한 적용제외 기간도 추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추납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과거 본인에게 법적으로 인정되는 추납 대상기간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국민연금에 한 달 가입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과거 119개월분을 마음대로 납부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번 논란은 추납 대상기간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실제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은 매우 짧더라도 추납을 통해 노령연금 수급에 필요한 기간을 채운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중국인 1개월 가입 후 119개월 추납

실제 사례를 보면 제도가 어떻게 이용됐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 A씨는 방문취업 H-2 체류자격으로 한국에 들어와 국내 사업장에서 국민연금에 1개월 가입했습니다.
이후 60세가 됐습니다.
당초에는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대상이었지만 노령연금을 매달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119개월분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한꺼번에 추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실제 가입기간 1개월에 추납기간 119개월을 더해 총 120개월, 즉 10년의 가입기간을 충족했습니다.
현재는 매달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바로 이른바 '1개월+119개월' 사례입니다.
왜 120개월을 채웠을까?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기 위해 중요한 기준 가운데 하나가 최소 가입기간입니다.
기본적으로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0년, 즉 120개월 이상이어야 노령연금 수급요건을 갖출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앞서 소개한 사례에서는 1개월의 실제 가입기간에 119개월을 추납해 정확히 120개월을 만든 것입니다.
'한 달만 일하고 바로 국민연금을 받았다'기보다는 1개월 실제 가입 + 119개월 추납을 통해 최소 가입기간을 충족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렇지만 실제 보험료를 낸 기간과 추납으로 채운 기간 사이의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 때문에 현행 제도가 추납의 본래 취지에 맞느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9개월 가입하고 128개월 추납한 사례도

1개월+119개월 사례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보도에 따르면 영주 체류자격인 F-5를 가진 또 다른 중국인은 국민연금에 9개월 가입한 이후 반환일시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128개월분을 추납했습니다.
이후 조기노령연금을 신청했고 현재 중국에 거주하면서 한국 국민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즉 국내에서 국민연금 수급권을 확보한 뒤 해외에 거주하면서 연금을 받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반환일시금 받고 다시 반납한 뒤 추납

더 복잡한 방식으로 국민연금 수급요건을 충족한 사례도 있습니다.
중국인 C씨는 국내에서 건설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국민연금에 한 달 가입했습니다.
이후 출국하면서 반환일시금을 받았습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국민연금 가입관계가 사실상 정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후 다시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재입국 후 국민연금에 한 달 추가 가입하고 임의계속가입으로 한 달을 더 채운 뒤, 과거 받았던 반환일시금을 다시 반납했습니다.
여기에 119개월의 추납까지 더해 총 가입기간을 121개월로 만들었고 현재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환일시금 반납과 추납은 다른 제도


여기서 알아둘 부분이 있습니다.
반환일시금 반납과 국민연금 추납은 서로 다른 제도입니다.
반환일시금 반납은 과거 반환일시금을 받으면서 없어졌던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다시 복원하는 제도입니다.
반면 추납은 법적으로 인정되는 별도의 추납 대상기간에 대해 보험료를 납부하고 가입기간을 추가하는 제도입니다.
일부 외국인 가입자는 이 두 제도를 함께 활용해 노령연금 최소 가입기간을 충족한 것입니다.
반환일시금을 반납하고 추납까지 거쳐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외국인은 2021년 104명에서 2026년 상반기 52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년 사이 약 5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외국인 국민연금 추납 신청 급증

외국인의 국민연금 추납 신청 자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 추납 신청은
2023년 530건에서
2024년 848건,
2025년 1517건으로 증가했습니다.
2026년에는 상반기에만 이미 994건이 접수됐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신청자 가운데 중국 국적 관련 신청 비중이 매우 높았습니다.
중국 국적 재외동포 792건과 그 외 중국인 64건을 합하면 총 856건입니다.
전체 994건 가운데 약 86.1%입니다.
미국은 47건, 일본 30건, 캐나다 29건으로 보도됐습니다.
중국 국적자 사이에서 추납 방법 퍼졌나?

국민연금공단 일선에서는 중국 국적 F-4 재외동포 등을 중심으로 추납을 통해 노령연금 수급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청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외국인의 추납 신청이 급증하고 중국 국적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가 확인되면서 국민연금 추납제도의 자격요건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알려진 사례를 곧바로 불법적인 국민연금 수급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보도된 사례들은 현행 국민연금 제도에서 인정하는 추납이나 반환일시금 반납 등의 규정을 이용해 가입기간을 채운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논란의 핵심은 '불법 수급이냐'보다 현행법상 가능한 이러한 방식이 국민연금 추납제도의 취지에 맞느냐에 있습니다.
1년 미만 보험료 내고 연금 받는 외국인 증가

실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이 1년에도 미치지 못하는 외국인 노령연금 수급자도 증가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보험료 납부기간이 12개월 미만인 외국인 노령연금 수급자는 2021년 15명에서 2026년 상반기 60명으로 늘었습니다.
4배 증가한 것입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약 1463만5000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월평균 27만1000원의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월 연금액만 보고 단순히 납부액 대비 손익을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국민연금은 개인별 가입기간과 소득, 수급기간 등에 따라 실제 수령액과 총수령액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최소 15년 납부해야

한국과 중국의 연금제도 차이도 이번 논란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국에는 한국의 국민연금과 비슷한 근로자 기본양로보험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취업하는 외국인 역시 원칙적으로 보험에 가입해 취업을 시작한 달부터 보험료를 납부합니다.
월 기본양로금을 받으려면 최소 15년의 누적 납부기간을 충족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국민연금의 노령연금 최소 가입기간인 10년보다 5년 깁니다.
중국에도 퇴직연령이 됐지만 최소 납부기간을 충족하지 못한 가입자에 대한 일부 예외는 있습니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2011년 10월 이후 중국에서 취업한 외국인이 과거 여러 해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소급해서 납부해 일반적으로 15년을 채우는 제도는 없습니다.
이러한 양국 제도의 차이 역시 이번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해외 가족 부양가족연금까지 논란

논란은 노령연금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1개월 실제 가입 후 119개월을 추납해 노령연금 수급요건을 갖춘 중국인 가운데 해외에 거주하는 배우자나 자녀, 부모를 부양가족으로 등록해 부양가족연금을 추가로 신청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양가족연금은 가족에게 별도의 국민연금 수급권을 하나씩 주는 제도는 아닙니다.
노령·장애·유족연금 수급자에게 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춘 가족이 있을 경우 지급액을 추가해주는 가족수당 성격의 부가급여입니다.
2026년 기준 보도된 금액을 보면 배우자는 연간 30만6630원, 자녀와 부모는 각각 1명당 연간 20만4360원입니다.
배우자 1명과 자녀·부모 각 1명이 모두 인정될 경우 연간 71만5350원이 추가되는 계산입니다.
물론 해외에 가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동 지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 가족이 연령이나 장애 등 법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보건복지부는 해외 거주 부양가족연금 대상자에 대해서도 정기적인 자격조사를 실시한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도 외국인 추납 제도 손질 검토

정부에서도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8월 25일 국무회의에서는 국내에 단기간 거주한 외국인에게 추납 자격을 인정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살펴보고, 국내 실제 거주기간 등을 고려해 추납 자격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라는 주문이 나왔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히 추납 대상기간이 있다는 것만으로 추납을 허용하기보다 국내 실거주기간이나 실제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기간을 함께 따지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외국인 추납 제한 법안 발의

국회에서는 더 강한 방안도 나왔습니다.
외국인 가입자에게 국민연금 추납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해당 법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하고 시행될 경우 외국인은 법에서 정한 추납 대상기간이 있더라도 추납을 이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는 법안이 발의된 단계라는 점을 구분해야 합니다.
아직 외국인의 국민연금 추납이 전면 금지된 것은 아닙니다.
국적보다 실제 납부기간을 따지자는 방안도

외국인의 추납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과는 다른 개선방안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실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과 추납할 수 있는 기간을 연동하는 방식이 제안됐습니다.
예를 들어 일정 기간 이상 실제 보험료를 납부한 사람에게만 추납을 허용하거나,
실제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에 비례해 추납 가능기간을 제한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한국에서 장기간 거주하면서 한국인과 동일하게 보험료를 납부해 온 외국인이 국적만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문제도 줄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실제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은 한두 달에 불과하면서 10년 가까운 기간을 추납으로 채우는 사례도 제한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1개월+119개월, 무엇이 문제인가?

이번 논란에서 확인된 사실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26년 상반기 외국인의 국민연금 추납 신청은 994건이었고, 이 가운데 중국 국적 재외동포 792건과 그 외 중국인 64건을 합하면 중국 국적 관련 신청이 856건, 약 86.1%를 차지합니다.
또 실제 중국인 가운데 국내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개월에 불과했지만 119개월을 추납해 총 120개월을 만들고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사례가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반환일시금을 받은 뒤 재입국해 이를 반납하고 다시 추납을 이용해 수급요건을 채운 사례도 있습니다.
다만 이것을 현재 확인된 사실만으로 '불법 수급'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번 논란의 본질은 현행 국민연금법이 허용하는 제도를 이용해 실제 납부기간보다 훨씬 긴 기간을 추납하고 노령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것이 추납제도의 본래 취지에 맞느냐는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에서도 이미 제도 개선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앞으로는 외국인의 추납을 제한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국내 실거주기간과 실제 보험료 납부기간을 반영하거나, 실제 납부기간에 비례해 추납 가능기간을 제한하는 방식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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